파인만 강의 시청 (Watch Feynman’s Legendary Lectures)

리차드 파인만 (Richard Feynman) 교수는 전자기역학의 양자장론적 기술을 완성한 공로로 도모나가 신이치로 (朝永 振一郎) 교수와 줄리안 슈윙어 (Julian Schwinger) 교수와 함께 1965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세 사람 각자 독립적으로 “재규격화” (renormalization) 문제를 해결했는데, 파인만 교수가 창의적으로 개발한 그림을 이용한 계산법은 어려운 양자장론 계산을 훨씬 쉽게 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그림 1 참조.)

파인만 도표의 예

(그림 1. 출처: 위키백과) 파인만 도표의 예. 이러한 직관적인 도표를 이용한 계산으로 물리학자들은 어려운 계산을 훨씬 쉽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슈윙어 교수는 이를 빗대어 이렇게 말했습니다: "근래의 실리콘 칩 처럼, 파인만 도표는 대중들이 계산을 할 수 있게 해 주었다." ("Like the silicon chips of more recent years, the Feynman diagram was bringing computation to the masses.")



이러한 파인만의 직관적 계산 뒤에는 그가 발견한 양자역학의 새로운 이해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파인만 이전에는 양자역학을 기술하는 방법으로 슈뢰딩어 방식과 하이젠베르크 방식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파인만은 이들 방식과는 전혀 다른 “경로적분”(path integral)을 이용한 방식 — 쉽게 말하자면 어떤 입자가 취할 수 있는 모든 가능한 경로를 적당한 계수를 붙여 더한다는 기가 막힌 방식으로 양자역학을 기술할 수 있음을 보였습니다. 경로적분의 고안으로 파인만은 물리학계에 이름을 날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물리학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지금도 많은 과학자들과 지성인들에게 존경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그의 경로적분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흉내 내기 어려운 그의 강의 때문일 것입니다. 그가 켈리포니아공대(Caltech)에서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2 년 간 (1961–1963) 가르친 기초 물리학의 강의록은 책으로 출판 되어 지금도 최고의 기초 물리 교재로 세계의 물리학도들에게 사랑받고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그림 2) 파인만 강의록 (The Feynman Lectures on Physics). 파인만의 빨간책(The Red Book of Feynman)으로도 불리지요. 불후의 명강의 입니다.

(그림 2. 출처: 위키백과) 파인만 강의록 (The Feynman Lectures on Physics). "파인만의 빨간책"(The Red Book of Feynman)으로도 불리지요. 불후의 명강의 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빌 게이츠(Bill Gates)는 파인만이 1964년에 코넬(Cornell) 대학에서 한 강연 비디오를 보고 “최고의 과학 강의” (“Best science lectures I’ve ever seen.”) 라고 극찬을 했습니다. 결국 빌 게이츠는 이 강연 비디오를 구매해서 마이크로소프트를 통해 전 세계인들이 인터넷을 통해 시청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돈은 이렇게 써야 하는 것 아닐까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파인만이 1964년에 코넬에서 한 강연 비디오를 일반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림 3)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파인만이 1964년에 코넬에서 한 강연 비디오를 일반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가운데 사진이 파인만 교수의 모습입니다. 왼쪽은 우리가 잘 아는 빌 게이츠의 모습. (파인만 강의를 전 세계인이 인터넷으로 볼 수 있게 해 줘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는 빌 게이츠와 의견이 조금 다릅니다. 저는 파인만이 코넬 대학에서 한 강연 보다는, 뉴질랜드에서 했던 양자전기역학 강의가 3 배 이상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위트 넘치고 생동감 있는 강의 모습을 잘 전달해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양자전기역학을 완성시킨 사람이 직접 절달하는 그 강의 시청을 여러분께 권해 드립니다.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되실겁니다. (아래는 맛보기입니다. 강의를 전부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대학에서 행한 파인만의 양자전기역학(QED) 강의 중 처음 일부분입니다. (같은 내용의 강의를 나중에 UCLA에서 했고, 그것은 책으로도 출판되었습니다.) 이 강연은 파인만의 전설적인 강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전부 보시려면 다음 웹 주소로 가세요: http://vega.org.uk/video/subseries/8




맛보기 2.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대학에서 행한 파인만의 양자전기역학(QED) 강의 중 일부분. 영상으로 기록된 것들 중 파인만의 전설적인 강의 스타일을 가장 잘 보여주는 강연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부 보시려면 다음 웹 주소로 가세요: http://vega.org.uk/video/subseries/8

Physical Meaning of Vector Potential (벡터퍼텐셜의 물리적 의미)

(English translation at the end.)

벡터퍼텐셜 \vec{A}는 벡터장으로써, 회전연산자를 통해 자기장 \vec{B}를 구할 수 있습니다:

\vec{B} = \nabla\times\vec{A}.

이런 연유로 벡터퍼텐셜은 자기퍼테셜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이에 대한 전기적 짝꿍은 스칼라퍼텐셜 \phi로써, 기울기연산자를 통해 전기장 \vec{E}를 구할 수 있습니다: (벡터퍼텐셜이 시간에 대해 불변이라는 가정 아래)

\vec{E}=\nabla\phi.

스칼라퍼텐셜은 전기퍼텐셜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벡터퍼텐셜이 물리적 의미는 별로 없는 수학적 도구일 뿐이라는 의견을 마주칠 때가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벡터퍼텐셜의 실체를 충분히 인식하기 위해서는 양자역학이 필요하다는 “미신”을 접할 때가 있습니다. 이러한 주장들이 틀린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고전 전기역학은 자체적으로 상대론적인 이론임을 기억해 보세요. 우리는 벡터퍼텐셜이 스칼라퍼텐셜과 더불어 4차원 벡터를 이룬다는 것을 압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움직이는 기준틀로 옮기는 로렌츠 변환은 스칼라퍼텐셜과 벡터퍼텐셜을 섞습니다. 그러므로, 만일 스칼라퍼텐셜(즉, 전기퍼텐셜)이 물리적 실체를 지녔다고 생각한다면, 당연히 벡터퍼텐셜 또한 물리적 실체를 지녔다고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 예컨대 질량 m과 전하 q를 지닌 입자가, 전자기장이 있는 계 안에 있다고 해 보세요. 뿐만 아니라, 이 계에 특정 대칭성이 있어서, 예를 들자면, x-축 방향과 나란한 이동에 대한 대칭이 있다고 하지요. 이 경우, 선운동량 또는 각운동량은 일반적으로 보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x-축 방향의 바른틀 운동량 m\frac{dx}{dt}+qA_x가 보존됩니다. 이 사실은 라그랑지 역학과 뇌터의 정리를 이용해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벡터퍼텐셜이 운동량을 전달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과연 막스웰은 (막스웰 방정식의 아버지) 벡터퍼텐셜에 “전기역학적 운동량”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특정 조건하에서는) 벡터퍼텐셜이 “점전하가 받는 기전력의 시간에 대한 적분”임을 밝혔습니다. (인용은 그의 저서 “A Treatise on Electricity and Magnetism”의 제 590 소절에서 찾았습니다.)

막스웰이 설명하고자 하는 바를 이애하기 위해 분석할 수 있는 좋은 실험이 파인만의 강의록 제 2권, 17-4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거기서 언급된 장치를 갖고 “전류가 급작스럽게 떨어질 경우”를 고려해 보십시오. 조금 더 간단한 실험은 (그 외에도 유익한 논고를) 다음 논문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M.D. Semon and J. R. Taylor, “Thoughts on the magnetic vector potential”, Am. J. Phys. 64 (11), Nov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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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기본 과학 몰라 300 억 날릴 판

서울 메트로가 (구 서울 지하철 공사) 환기구에 풍력 발전 장치를 도입하기 위해 300 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전기를 생산한다고 하는데… 문제는

  1. 환기구의 바람을 제공하는 것은 결국 지하철 송풍기이고, 
  2. 지하철의 송풍기는 전기로 운행 되므로,
  3. 결국 전기를 써서 전기를 만들겠다는 (혹은 선풍기를 틀어서 풍력 발전 하겠다는) 황당한 이야기입니다.

열역학 제 1 법칙(에너지 보존의 법칙)과 열역학 제 2 법칙(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을 모른다면 문학을 공부했다면서 셰익스피어를 모른다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면 각 법칙은 우리에게 무엇을 알려 줄까요?

  • 에너지 보존의 법칙: 본래 없던 풍력 발전기를 설치해서 전기 에너지를 만들려면 그 만큼 지하철 송풍기를 운행하는데 기존 보다 더 많은 전기 에너지를 공급해야 한다.
  •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 기존 보다 더 많은 전기 에너지를 지하철 송풍기 운행에 투입한 만큼 환기구를 통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면 그나마 손실은 면할텐데, 안타깝게도 100% 효율의 에너지 생산 장치란 설계 불가능 하므로 손실을 반드시 입게 되어 있다.

따라서 지하철 송풍기에 추가로 공급할 전기 에너지가 있다면 그것으로 풍력 발전기를 돌릴 생각하지 말고, 지하철 대신 필요한 곳에 직접 갖다가 쓰면 됩니다. 그러면 300 억 원도 절약하고, 그 후 발생할 경제적 손실도 면할 수 있습니다.

이상, 수능 시험에 내면 좋은 물리 문제가 될 것 같네요.

 

지하철 환기구로 풍력 발전을 하는 것은 에너지 보존 법칙과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에 의해 반드시 돈을 잃게 되어 있습니다.

지하철 송풍기로 풍력 발전을 하는 것은 에너지 보존의 법칙과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에 의해 반드시 돈을 잃게 되어 있습니다.

 

추가: 덧글에 어느 분께서 지하철 바람이 아니라 ‘송풍기’를 이용해서 발전하겠다는 것임을 지적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위의 “지하철”을 “지하철 송풍기”라고 고쳤습니다. 그러고 보니 선풍기 틀어서 풍력 발전을 하겠다는 황당한 이야기가 되고 마네요.

시드니 콜만의 양자장론 강의

시드니 콜만(Sidney Coleman)의 전설적인 양자장론 강의 동영상을 하버드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미 블로그계에서는 새로운 소식도 아니지요.

얼마전 작고하신 콜만 선생은 예리한 물리학적 통찰력과 장론에 대한 깊은 이해, 그리고 그러한 당신의 학문을 재치 넘치게 전달하는 강의로 물리학계에서 많은 존경을 받는 분입니다. “어떤 세미나에 콜만이 참석하면 세미나 시작 후 15분 뒤엔 발표 주제에 대해 연사 보다 콜만이 더 잘 이해하고 있다”는 뒷 얘기를 들은 것이 생각납니다. 콜만 선생이 몸이 안 좋던 때 그 분의 친구들이 콜만 선생을 위해 학회를 열었는데, 그 때 그 자리에서 만나본 노벨상 수상자들이 얼마나 많았던지…

하버드 홈페이지에 올려진 강의는 1975–1976년에 기록된 것인데요, 그 때 함께 기록된 강의록인지는 모르지만 매우 비슷한 내용들로 채워진 강의록을 David Tong 교수님 홈페이지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양자장론을 그렇게 명쾌하게 설명하는 문서를 저는 따로 본 적이 없습니다. Ticciati의 책을 보면 콜만 선생의 강의에 기반했다고 서문에 쓰여져 있는데, 그 흔적이 많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가능한한 논리적으로 모든 것을 배열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책이 많이 두꺼워졌습니다. Bryan Chen이라는 학생이 콜만 선생의 강의록을 LaTeX으로 정리하다가 중단했는데요 (파인만 도표를 그리기 힘들어서 그랬다는군요…) 여력이 되는 사람들이 함께 완수한다면 후세대에게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개정: Bryan Chen 씨가 하던 LaTeX 작업을 Ting Yuan Sen 씨가 이어나가 완수했다는 소식입니다. 파일들은 다음 주소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www.physics.upenn.edu/~chb/phys253a/coleman

이와 관련하여 Bryan이 Luboš Motl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을 다음 주소에서 읽으실수 있습니다:

http://motls.blogspot.com/2011/03/sidney-colemans-qft-lectures-tex-pdf.html

주옥 같은 노트를 자원하여 디지털화한 Bryan과 Yuan Sen 씨에게 어떻게 고마움을 표해야 할 지 모르겠군요.